|
|
|
|
|
|
|
|
 |
810 |
 |
599
|
 |
운영자 |
 |
2004-11-09 |
 |
초점/LPG품질위반 왜 자꾸 증가하나 |
초점/LPG품질위반 왜 자꾸 증가하나
‘10톤 손대면 500만원 불로소득’ 유혹
차이없는 프로판-부탄가격 이원화가 근본 원인
솜방망이 처벌에 과당경쟁 탓…모럴해저드 극심
자동차충전소가 부탄에 프로판을 섞어 팔다가 걸리는 LPG품질위반 사례
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품질검사 초창기인 2002년 3/4분기에 25
건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54건, 올 9월까지만 봐도 이미 57건을 넘어섰
고 10월 한 달 동안에도 13건이 적발되는 등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면 올해는 80여개 충전소에서 90건 이상이 품질위반 단속에 걸릴 태
세다.
특히 충전소의 적발비율을 살펴보면 용기와 자동차를 같이하는 겸업충전
소의 경우 검사대상 167개소 중 24개소가 적발돼 14.4%, 자동차충전소
는 1,027개소 중 39개소(3.8%)가 적발되는 등 겸업충전소의 비율이 자동
차충전소에 비해 무려 7배가 높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판
과 부탄을 혼합할 수 있는 여건이 좋은 충전소의 경우 실질적으로 위반
행위가 훨씬 많다는 것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론 더 많다’ 소문 파다
현재 공표되고 있는 가스안전공사와 석유품질검사소의 적발 건수도 문제
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실제 프로판을 일부러 또는 ‘미필적 고의’로 섞
는 자동차충전소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도 주목해
야 할 점이다.
현행 품질기준은 하절기는 10mol% 이하, 동절기는 10mol% 이상 35mol%
이하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수입·정유사는 하절기의 경우 프로판을
전혀 섞지 않으며, 동절기라고 해봐야 평균적으로 20∼25mol% 정도 혼합
해 출하하기 때문이다.
즉 법령기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수입·정유사가 출하하
는 프로판 함량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충전소가 많다는 것은 충전
소들의 고의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 동일한 탱크로리를 이용해 프로판
과 부탄을 같이 나르다보니 잔가스로 인해 일부는 섞일 수 있다는 주장
역시 기껏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이와 관련 수도권 충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열 경찰이 한 도둑을 못잡
는다는 말이 있듯이 적발 건수에 비해 실제 이뤄지고 있는 행위는 더 지
능적이고 광범위한 게 사실일 것”이라고 증언했다.
가격차이 486원/kg에 달해
이처럼 자동차충전소의 프로판 혼입판매가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은 성상
과 쓰임새가 거의 동일한 프로판과 부탄의 가격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
다. 수송용 부탄의 특소세가 계속 상승하면서 현재 프로판과 부탄의 가
격격차는 무려 486원/kg에 달한다. 여기에 액비중 차이에 따른 이득까
지 감안할 경우 자동차충전소가 프로판을 섞어 판매함으로써 얻는 차익
은 kg당 500원에 이를 정도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가격차이가 이처럼 크다 보니 충전사업자들로서는 ‘견물생심(見物生
心)’의 욕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게 현실이다. 가령 한 달에 10톤의
프로판만 부탄에 섞어 팔아도 불로소득이 무려 500만원이라는 거액이 되
기 때문이다. LPG자동차는 제자리걸음인데 반해 늘어나는 충전소로 인
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방에 소재한 충전소의 경우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운 유혹인 셈이다.
5개월새 3번 적발된 충전소도
여기에 프로판 혼입 판매를 하다 적발돼도 솜방방이 처벌에 그치고 있
는 것도 품질위반 사례가 늘어나는 주요한 원인이다. 실제 지금까지의
처벌 사례를 보면 최초 적발시 상당수 행정관청이 경고 내지 영업정지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다시 적발돼봐야 과징금 수십만원에 불과할 정도
다. 형사처벌 역시 대부분 유야무야 넘어가는 사례가 많고 정도가 심해
봐야 벌금 1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처벌수준이 약하다 보니 사업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전남의 한 충전소는 5월에서 9월까지 다섯달 동안 무려 3번이나
적발된 사례가 있을 정도다. 안 걸리면 더욱 좋고 걸려봐야 프로판 혼입
판매를 해서 얻은 이익 중 일부만 과징금이나 벌금으로 내면 된다는 생
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충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불법을 저질러 얻을 수 있는 이익
이 큰 만큼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만 이를 막을 수 있다”면서 “처벌이
미약할 경우 정상적인 충전소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점점 커진다는 점
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식별제 등 대책마련 필요
프로판 혼입판매 문제를 이제 충전사업자의 양심에 호소할 단계는 지났
다.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강력한 단속과 처벌
이 병행돼야만 이를 근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근원적으로 성상이
비슷한 프로판과 부탄가격의 이원화가 이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가격체계로 변경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 |
|
|
|
|
|
|
|
|
